
쉬워질수록 어려워지는 것: AI 시대, 다음 세대 시니어 엔지니어는 어디서 나오는가
"요즘 애들은 너무 쉽게 배운다"는 불평은 개발자 사회에서 오래된 레퍼토리입니다. 조엘 스폴스키(Joel Spolsky)는 대학들이 주력 교육 언어를 C++에서 자바로 바꾸는 흐름을 보며 「The Perils of JavaSchools」라는 글을 썼습니다. 포인터와 재귀처럼 어렵지만 중요한 개념을 피해 가면, 졸업생들의 실력이 전 세대보다 얕아질 수 있다는 경고였습니다. 이후 대학들은 파이썬으로 옮겨 갔고, 지금은 생성형 AI의 시대입니다.
저도 예전에 이 주제로 블로그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것 자체는 반가운 일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코딩에 들어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글에서 던진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어려운 퍼즐을 30분씩 붙들고 씨름하던 경험은 성취감과 함께 다음 문제를 푸는 힘을 남겼는데, AI가 몇 초 만에 답을 내놓는 지금 그 힘은 어디서 얻을까요? AI가 낸 답이 최선인지, 다른 풀이는 없는지 판단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인데, 우리가 연습할 기회를 잃으면 그 판단은 누가 하게 될까요?
이번에는 무엇이 다른가
자바스쿨과 파이썬 때는 도구가 어려운 부분을 가려 주었지만, 그래도 주니어가 맡을 일은 남아 있었습니다. 언어가 쉬워졌어도 팀에는 신입이 소유할 버그와 기능이 있었고, 코드 리뷰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일 자체가 에이전트에게 갑니다. 반복 업무뿐 아니라 분산 시스템 설계, 테스트 작성, 보안 요건 검토, 그리고 다른 에이전트에 의한 PR 리뷰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일부 팀에서는 사람이 모든 줄을 직접 읽지 않기도 합니다. 속도와 비용 면에서는 분명한 이득입니다. 하지만 신입이 코드베이스 안에서 책임을 지고 실수하며 판단력을 키우던 경로가 함께 얇아졌습니다.
데이터가 말해 주는 것
이 우려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의 "Canaries in the Coal Mine?"은 미국 최대 급여 소프트웨어 업체의 행정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가장 젊은 층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은 2025년 7월 기준으로 2022년 말 정점보다 20% 낮았습니다. AI에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22~25세는 기업 단위 충격을 통제한 뒤에도 약 16%의 상대적 고용 감소를 겪었고, 경력자의 고용은 안정적이었습니다. 또한 조정이 임금보다는 고용을 통해 일어났습니다. 연구진은 AI가 사람이 초기 경력에서 익히는 정형화된 지식을 대체하는 데 강하다고 해석합니다.
해석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같은 연구진도 젊은 개발자 고용의 급감이 여러 요인의 결과라고 밝히며, 금리 효과 등을 함께 분석한 후속 글을 냈습니다. 인터넷에는 주니어 채용이 60~70% 이상 줄었다는 더 극적인 수치도 돌지만, 출처마다 직군 정의와 측정 방식이 달라서 크기까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방향은 뚜렷하지만 정확한 규모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베껴 쓰기와 직접 쓰기
제 블로그 글의 핵심은 학습 방식에 있습니다. 코드를 배울 때는 단계마다 무엇이 생성되는지 이해하며 키보드로, 때로는 종이와 연필로 직접 써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결과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우리는 복사해서 붙여 넣는 데 익숙해집니다. 스택오버플로에서 남의 답을 가져다 쓰던 일이 예전에도 있었지만, AI의 답은 더 그럴듯하고 믿을 만해 보여서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가 더 쉽습니다.
Anthropic의 무작위 대조 실험이 이 직관을 어느 정도 확인해 줍니다. AI의 도움을 받은 참가자들은 방금 사용한 개념을 묻는 퀴즈에서 직접 코딩한 참가자보다 17% 낮은 점수를 받았고, 이는 거의 두 등급 차이에 해당합니다. 52명의 전문 개발자가 참여했고, 개념 질문을 던지며 쓴 사람들은 65~86%를 얻은 반면 코드 생성만 위임한 사람들은 24~39%에 그쳤습니다. AI 그룹이 평균적으로 유의미하게 빠르지도 않았다는 점도 보고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AI를 쓴다고 무조건 덜 배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해를 쌓는 데 쓰면 학습이 지켜졌고, 답을 받아 적기만 하면 무너졌습니다. 다만 이 실험은 짧은 과제로 새 라이브러리를 익히는 상황을 측정했기 때문에, 수년에 걸친 성장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끝장난 게 아니다
저는 비관론자는 아닙니다. 진보가 일어날 일이라면 일어날 것이고, 사회는 늘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쪽으로 움직입니다. 배우고 성장하려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습니다. 자바와 파이썬이 대세가 되었을 때 C++는 한물간 것처럼 보였지만, 성능과 메모리 최적화가 중요한 AI 인프라 분야에서 다시 수요가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려운 기초가 결국 다시 값어치를 얻는다는 교훈은 지금도 유효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의지에만 기댈 수는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제도입니다.
- 채용: 경험 많은 엔지니어가 에이전트와 더 많이 낼 수 있다면 배우는 사람에게 시간을 쓸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신입을 뽑지 않으면 몇 년 뒤 중간 연차가, 그 뒤에는 시니어가 비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반대로 신입 채용을 늘린다는 보도도 있습니다(2차 출처라 확인은 더 필요합니다).
- 교육: 많은 학교가 여전히 과제에서 AI를 막으려 합니다. 설명하지 못하는 코드를 내는 학생에 대한 우려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졸업생이 갈 팀에서는 설계, 구현, 테스트, 리뷰에 에이전트가 함께합니다. 도구가 교실 밖에 얌전히 머물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모든 과제를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것도 배움의 의미를 놓칩니다.
- 훈련: 어떤 훈련이 효과적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대학부터 입사 후 수년까지 이어지는 문제라 한 회사나 한 프로그램이 풀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 볼 수 있는 것
- 장벽을 낮추되, 대신 생각할 시간을 다른 곳에 쓰게 하기.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의 부담은 덜어 주되, 그렇게 생긴 시간을 핵심 역량을 키우는 두뇌 훈련에 돌려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예전 글에서 강조한 결론입니다.
- AI를 정답 생성기가 아니라 튜터로 쓰기. 설명을 요청하고, 다른 풀이를 묻고, 스스로 먼저 시도해 보는 습관이 학습을 지킵니다.
- 검증을 주니어의 실제 업무로 만들기. 에이전트가 만든 변경을 읽고, 설명하고, 반박하는 일을 책임으로 맡기는 것입니다.
- 직접 해 보는 영역을 의도적으로 남기기. 디버깅처럼 오류를 겪으며 배우는 영역은 사람의 몫으로 둘 수 있습니다.
- 평가 방식 바꾸기. 결과물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 평가가 필요합니다.
- 업계의 진지한 시도. Google, Microsoft, Meta, OpenAI 같은 회사들이 주니어의 진입 경로를 다시 설계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맺으며
AI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그 시스템을 이해하고 고칠 사람을 키우는 길을 우리가 만들고 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업계가 필요로 하는 숙련된 인력이 10%인데, 실제로 길러지는 인력이 1%에 그치는 상황은 피하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의 시니어 엔지니어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참고 자료
- Brynjolfsson, Chandar, Chen, "Canaries in the Coal Mine?" (Stanford Digital Economy Lab, 2025년 11월 개정판) 및 2026년 2월 후속 글
- Anthropic, "How AI assistance impacts the formation of coding skills" (2026)
- Joel Spolsky, "The Perils of JavaSchools" (Joel on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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